기간제 근로자의 계약 갱신을 거절해 놓고, 구제명령이 나와도 '어차피 계약기간이 끝났으니 복직시킬 수 없다'고 버티는 사용자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 6. 5. 선고 2024도17987 판결에서 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갱신 거절이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돼 원직복직 구제명령이 확정됐다면, 당초의 계약기간이 만료됐더라도 구제명령 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판결의 경과와 법리, 실무상 의미를 정리합니다.
사건의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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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 거절과 구제명령
계약기간 만료 무렵 사용자가 갱신을 거절했고, 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해 원직복직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내렸습니다.
2
구제명령 확정과 불이행
구제명령이 확정됐음에도 사용자는 복직을 이행하지 않았고, 노동조합법 위반(구제명령 위반죄)으로 기소됐습니다.
3
1·2심 유죄
제1심이 유죄로 판단했고, 항소심(대구지방법원 2024. 10. 24. 선고 2023노4268 판결)도 이를 유지했습니다.
4
대법원 상고기각 · 유죄 확정
대법원 제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026. 6. 5. 상고를 기각해 유죄를 확정했습니다(관여 대법관 일치).
쟁점 · 기간이 끝난 계약에 복직 이행이 가능한가
구제명령 위반죄(노동조합법 제89조 제2호)는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이 가능함을 전제로,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때에 성립합니다. 사용자 측 논리는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원직복직을 명령받았지만 그 사이 당초의 계약기간이 만료됐으니 복직 자체가 불가능해졌고, 이행이 불가능한 명령을 어겼다고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구제명령이 처벌의 전제가 되는 만큼 그 내용이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해야 한다는 요청도 함께 문제됩니다.
판례근로계약 또는 노무제공계약의 기간이 만료될 무렵에 한 사용자의 계약 갱신 거절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노동위원회가 원직 복직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한 경우, 그러한 구제명령은 사용자의 갱신 거절 자체가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하여 당초의 계약 기간 만료 후라도 원직 복직을 명하는 내용임이 명확하다. 따라서 이때에는 당초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었더라도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이 가능하고, 구제명령 위반죄도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 2026. 6. 5. 선고 2024도17987 판결)
대법원의 판단 구조
대법원의 논리는 간명합니다. 갱신 거절이 부당노동행위라면 그 갱신 거절 자체가 효력이 없고, 이를 전제로 한 원직복직 명령은 계약기간 만료 이후의 복직까지 명하는 내용임이 명확하다는 것입니다. 기간 만료는 갱신 거절의 결과일 뿐이므로, 무효인 갱신 거절을 이유로 이행불능을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같은 취지의 선례로 2026. 4. 30. 선고 2023도8049 판결을 인용했는데, 이 판결은 용역계약 해지가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 사안으로, 구제명령 확정 전에 용역계약 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도 같은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근로기준법 구제명령과의 비교
| 구분 | 부당해고 구제명령 (근로기준법) |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 (노동조합법) |
|---|
| 신청 사유 |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 |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취급 등 (제81조) |
| 미확정 명령의 이행 확보 | 이행강제금 (제33조, 반복 부과) | 이행강제금 제도 없음 |
| 확정 명령 위반 시 형벌 |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제111조)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제89조 제2호) |
| 이 판결의 적용 영역 | — | 갱신 거절형 부당노동행위 |
구제명령 불이행 제재의 비교
노동조합법의 구제명령은 근로기준법과 달리 이행강제금 제도가 없는 대신,
확정된 명령을 어기면 곧바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무거운 형벌로 이어집니다. 이번 판결은 기간 만료 항변으로 이 제재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확정한 것입니다. 근로기준법상 구제명령의 이행 확보 수단은
이행강제금 총정리에서 다뤘습니다.
실무상 의미
세 가지를 짚을 수 있습니다. 첫째, 기간제 계약이라는 이유로 구제명령을 흘려보낼 수 없습니다. 갱신 거절이 무효로 판단된 이상 복직 의무는 기간 만료와 무관하게 살아 있습니다. 둘째, 판시가 근로계약뿐 아니라 노무제공계약을 나란히 언급하고 선례(2023도8049)가 용역계약 사안이라는 점에서, 위촉·용역 등 계약 형식을 취한 노무제공 관계에도 같은 법리가 미칩니다. 셋째, 근로자와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확정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사용자에 대해 형사 고소가 실효적인 수단이 된다는 점이 재확인됐습니다. 반대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구제명령에 불복한다면 재심·행정소송으로 다투어야 하고, 확정된 뒤 방치하는 것은 형사 리스크를 키울 뿐입니다.
갱신 거절이 노조 활동과 무관하더라도 반복 갱신된 계약직이라면 갱신기대권 법리로 다툴 수 있습니다.
계약직 갱신기대권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핵심 정리
갱신 거절이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면 그 거절은 효력이 없고, 원직복직 구제명령은 계약기간 만료 후의 복직까지 명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간 만료를 이유로 한 이행불능 항변은 통하지 않고, 확정 구제명령을 어기면 구제명령 위반죄가 성립합니다(대법원 2026. 6. 5. 선고 2024도17987).
법정형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근로기준법상 확정 구제명령 위반(1년·1천만원)보다 무겁습니다.
판시는 근로계약과 노무제공계약을 함께 언급해 위촉·용역 형식의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구제명령에 불복하려면 재심·행정소송으로 다퉈야 하며, 확정 후 방치는 형사처벌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