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참석을 거듭 요구받거나 퇴근 후에도 카카오톡으로 업무지시가 이어지는 상황은 직장 내 괴롭힘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유형입니다. 그러나 회식 권유나 메신저 연락이라는 행위 자체가 곧바로 괴롭힘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근로기준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적 성립요건, 회식·메신저 사안의 인정과 불인정을 가른 실제 판단 사례, 신고 절차와 사용자의 조치의무, 메신저 기록을 증거로 정리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법적 근거: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의 세 가지 요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는 2019년 7월 16일 시행된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어떤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려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 이용: 직급상 상하관계뿐 아니라 나이·근속연수·수적 우위 같은 사실상의 우위도 포함됩니다.
업무상 적정범위 초과: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행위이거나, 필요성이 있더라도 그 양태가 사회통념상 상당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 행위자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그 행위로 고통을 받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령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은 행위 예시로 '의사와 상관없이 음주·흡연·회식 참여를 강요하는 행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회식 강요는 매뉴얼이 예정하고 있는 전형적 유형이지만, 개별 사안에서는 위 세 요건 충족 여부를 따로 판단합니다.

회식 강요가 괴롭힘으로 인정되는 기준

불참 의사에도 참석을 계속 권유했지만 모욕적 언행이나 후속 강압이 없었고 당사자도 일정을 조율하는 태도를 보인 사안은 업무상 권유에 그친다고 보아 괴롭힘이 불인정되었습니다. 반면 "회식 안 오면 블랙리스트"라며 불이익을 암시한 사안(수원지법 성남지원 2019가합400151), 회식에서 욕설과 함께 음주를 강요한 사안(광주지법 2020구합12827), 불참 직원을 공개적으로 면박한 사안(대전지법 2022구합105893)은 모두 인정되었습니다. 갈림길은 거절할 수 있는 권유인지, 불이익 암시·강압·모욕이 결합된 강요인지에 있습니다. 참석하지 않으면 인사·평가상 불이익이 있을 것처럼 말하거나, 거절 이후 면박·따돌림 등 후속 행위가 이어지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됩니다.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의 판단 요소

퇴근 후 카카오톡 업무지시는 빈도, 시간대, 업무상 필요성·긴급성, 압박이나 불이익 암시 여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새벽 6시 26분의 보도자료 준비 지시는 인터넷 기사의 특수성과 신속한 보도의 필요성에 비추어 불인정되었고(대전지법 2020구합105691), "오늘 오프인가요?"라는 단순한 출근 확인 연락도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부산지법 2023가단301619). 반면 "너 월급 깎아도 돼? 너 인턴이지?"처럼 불이익을 암시하며 근무시간 외 업무를 강요한 사안(서울서부지법 2023나49964),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인을 배제하는 언행을 한 사안(서울행정법원 2020구합90032)은 인정되었습니다.
판단사안판단 이유
불인정새벽 보도자료 준비 지시신속 보도의 업무상 필요성
불인정단순 출근 확인 연락압박·불이익 요소 없음
인정불이익 암시 + 시간 외 업무 강요적정범위 초과, 정신적 고통
인정단체 대화방에서 특정인 배제근무환경 악화
인정회식 불참 시 불이익 암시거절 불가능한 강요
인정회식 중 욕설·음주 강요모욕 결합, 적정범위 초과

회식·메신저 관련 직장 내 괴롭힘 인정·불인정 사례 비교

반복성·지속성은 어떻게 고려되나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성희롱 관련 규정과 달리 행위의 반복·지속을 명시적 요건으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회성 행위라도 정도가 심하면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반복성·지속성이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를 인정하는 유력한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한두 번의 늦은 연락은 업무상 필요로 볼 여지가 있지만, 심야·휴일을 가리지 않고 지시가 반복되고 즉답을 요구하며 응답하지 않으면 질책이 따르는 구조라면 근무환경 악화가 인정되기 쉽습니다. 같은 회식, 같은 카톡이라도 전후 정황에 따라 결론이 뒤집히므로, 행위의 맥락과 누적 양상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신고 절차와 사용자의 조치의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라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절차는 다음 순서로 진행됩니다.
1

사내 신고

취업규칙 등이 정한 담당 부서(인사·감사 등)에 신고합니다. 피해자 본인이 아닌 목격자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2

객관적 조사

사용자는 신고 접수 또는 인지 즉시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3

보호조치와 후속조치

조사 기간 중 피해근로자가 원하면 근무장소 변경·유급휴가 등 보호조치를 하고, 괴롭힘이 확인되면 피해자가 요청하는 조치와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징계 전에는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4

행위자가 사용자 본인이거나 사용자의 친족인 근로자인 경우처럼 사내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때에는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위반 행위근거 조문제재
사용자(친족인 근로자 포함)가 괴롭힘 행위제116조 제1항1천만원 이하 과태료
조사·피해자 보호·행위자 조치 의무 위반제116조 제2항500만원 이하 과태료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 누설제116조 제2항500만원 이하 과태료
신고자·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제109조 제1항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제재 규정 (근로기준법)

특히 신고했다는 이유로 해고·전보·평가상 불이익 등 불리한 처우를 하면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인정 사례와 요건별 판단례는 직장 내 괴롭힘 판례 검색 페이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메신저 기록 등 증거 수집 방법

회식 강요·메신저 지시 사안은 말로만 이루어진 괴롭힘과 달리 기록이 남는 유형이므로 증거 정리가 결정적입니다.
① 카카오톡 등 메신저는 발신자·날짜·시간이 함께 보이도록 화면을 캡처하고, 대화 내보내기 기능으로 원본 텍스트 파일을 별도 보관합니다.
② 심야·휴일 지시가 쟁점이면 발신 시각과 빈도를 날짜별로 정리한 일람표를 만듭니다. 반복성·지속성을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자료입니다.
③ 회식 강요 발언은 육하원칙(일시·장소·발언자·발언 내용·목격자)에 따라 그때그때 일지로 기록하고, 목격한 동료의 진술을 확보합니다.
④ 불면·불안 등으로 진료를 받았다면 진료기록은 정신적 고통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⑤ 캡처본만 제출하고 원본 대화방을 삭제하면 진위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원본 기록은 사건이 끝날 때까지 보존해야 합니다.

핵심 정리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라 지위·관계 우위 이용, 업무상 적정범위 초과,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의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성립합니다.

회식 권유·메신저 연락 자체는 괴롭힘이 아니며, 불이익 암시·강압·모욕이 결합되거나 업무상 필요성 없이 반복될 때 적정범위를 넘습니다.

반복·지속은 명시적 요건이 아니므로 일회성 행위도 정도가 심하면 성립할 수 있고, 반복성은 고통·근무환경 악화를 인정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신고를 받은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라 지체 없이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보호조치·징계 등 후속조치를 해야 하며, 위반 시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사용자 본인(친족인 근로자 포함)이 괴롭힘을 하면 1천만원 이하 과태료, 신고자·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

메신저 기록은 발신 시각이 보이는 캡처와 원본 보존, 날짜별 빈도 일람표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