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정한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성립합니다. 같은 언행이라도 업무상 필요성과 반복성, 행위 양태에 따라 인정과 불인정이 갈리기 때문에, 요건별 판단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신고와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3요소 각각의 판단기준과 법원의 인정·불인정 사례,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여부, 신고 이후 절차를 정리합니다.
법적 근거: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의 세 요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은 2019년 7월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으로 도입되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①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할 것, ②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을 것, ③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세 요건으로 정의합니다. 세 요건은 모두 충족되어야 하며, 하나라도 빠지면 다른 비위행위는 될 수 있어도 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아닙니다. 행위자는 사용자뿐 아니라 근로자도 될 수 있으므로, 동료나 하급자의 행위도 요건을 갖추면 성립합니다.
법령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직장 내 괴롭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요건 ①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 이용
우위는 직접적인 지휘·명령 관계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수적 측면의 우위, 연령·근속연수·업무역량, 고용형태 등 사실상 우위를 점하는 모든 관계를 포함해 판단합니다(대전고등법원 2023나15101). 직급이 낮은 청원경찰이 상급자인 조장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한 사안에서 관계의 우위가 인정되어 괴롭힘이 성립했고(서울행정법원 2020구합84143), 하급자라도 사내 평판·여론을 이용해 사실상 상급자 위치에 있으면 성립할 수 있다는 판시도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20016). 반대로 우위를 이용하지 않은 행위는 이 요건에서 걸러집니다(서울행정법원 2020구합68745). 따라서 '상대가 상급자가 아니므로 괴롭힘이 될 수 없다'는 판단도, '내가 하급자여서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요건 ② 업무상 적정범위 초과
실무에서 결론이 가장 자주 갈리는 요건입니다. 판단은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그 행위에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지, 둘째, 필요성이 있더라도 행위 양태가 사회통념상 상당한지를 봅니다.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양태가 사회통념을 벗어나지 않으면, 당사자가 불만을 느끼더라도 법상 괴롭힘이 아닙니다. 출장보고 누락에 대한 중간관리자의 질책은 그 지위에서 할 수 있는 행위로 불인정되었고(수원지방법원 2020가합20923), 응급 외상센터에서 교육 중 발생한 고성도 현장 특성이 고려되어 불인정되었습니다.
반면 같은 욕설이라도 반복성과 양태에 따라 결론이 뒤집힙니다. 업무 통화 중 우발적으로 나온 1회성 욕설은 불인정된 데 비해(서울남부지방법원 2022나63476),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상시적 욕설은 인격권 침해로 인정되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0가단68472). 훈계·지시라는 명목이 있어도 인격 모독적 표현, 다른 직원들 앞에서의 반복적인 공개 질책, 업무와 무관한 사적 용무 지시로 나아가면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 행위 유형 | 법원 판단 | 판단 근거 |
|---|
| 출장보고 누락에 대한 질책 | 불인정 (수원지법 2020가합20923) | 업무상 필요성·지위상 가능한 행위 |
| 응급 외상센터 교육 중 고성 | 불인정 | 현장 특성상 상당성 인정 |
| 업무 통화 중 우발적 1회 욕설 | 불인정 (서울남부지법 2022나63476) | 일회성·우발성 |
| 우월적 지위 이용 상시적 욕설 | 인정 (수원지법 2020가단68472) | 반복성·인격권 침해 |
| '무시·조롱' 등 주관적 평가만 주장 | 불인정 (서울중앙지법 2022가단5140821) | 구체적 언행 특정 안 됨 |
업무상 적정범위 초과 인정·불인정 사례 대비
요건 ③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
세 번째 요건에서 확인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행위자의 괴롭힐 의도는 성립요건이 아닙니다. 고통을 줄 생각이 없었다는 항변만으로는 성립을 막을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판단 기준은 피해자의 주관적 느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판단·예방 매뉴얼도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명시적·추정적 반응,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인지 계속적인지를 종합하여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시당했다', '조롱당했다'는 주관적 평가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언행 내용이 특정되지 않으면 인정되지 않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140821). 경계 사례일수록 일시·장소·발언 내용·목격자를 남긴 기록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여부
직장 내 괴롭힘 규정(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제76조의3)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과 같은 법 시행령 별표 1에 따라 상시 4명 이하, 즉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습니다. 다만 정부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단계적 확대 적용을 추진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우선 적용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으므로, 사건 발생 시점에 시행 중인 시행령 별표 1의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상 신고가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이라도 폭행·모욕·명예훼손 등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는 형사 고소가 가능하고, 불법행위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별개로 열려 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남녀고용평등법이 적용되므로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신고 후 절차와 사용자 의무, 벌칙
괴롭힘 발생 이후의 절차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이 정합니다.
1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피해자 본인이 아니어도 가능).
2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거나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객관적으로 사실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3
조사 기간 중에는 피해근로자 보호를 위해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의 조치를 할 수 있으나,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는 금지됩니다.
4
괴롭힘이 확인되면 피해자가 요청하는 근무장소 변경·배치전환·유급휴가 등의 조치를 하고, 행위자에 대해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되 징계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5
사용자가 조사를 하지 않거나 사용자 본인이 행위자인 경우에는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는 것이 실효적입니다. 신고자·피해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는 과태료가 아닌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 위반 행위 | 제재 | 근거 조항 |
|---|
| 사용자(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용자의 친족인 근로자 포함)의 괴롭힘 행위 | 1,000만원 이하 과태료 |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 |
| 조사, 피해자 보호조치, 행위자 조치 등 의무 위반 | 500만원 이하 과태료 |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 |
| 신고자·피해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 불리한 처우 |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 근로기준법 제109조 |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제재 규정
핵심 정리
직장 내 괴롭힘은 우위 이용, 업무상 적정범위 초과, 고통·근무환경 악화의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성립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우위는 직급에 한정되지 않고 수적 우위, 연령·근속, 평판 등 관계상 우위를 포함하므로 하급자·동료의 행위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 필요성과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모두 인정되면 괴롭힘이 아니며, 반복성·공개성·인격 모독 여부가 결론을 가릅니다.
행위자의 의도는 요건이 아니고, 피해자와 같은 처지의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시행령 별표 1의 적용 여부를 사건 시점 기준으로 확인해야 하며, 미적용 시에도 형사 고소·민사 손해배상은 가능합니다.
신고 후 사용자는 지체 없는 객관적 조사와 피해자 보호 의무를 지고, 위반 시 과태료(1,000만원 또는 500만원 이하),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116조, 제109조).
자주 묻는 질문
직장 내 괴롭힘의 3가지 성립요건은 무엇인가요?
①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할 것, ②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을 것, ③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킬 것 —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괴롭힘이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세 요건은 모두 충족되어야 하며, 하나라도 결여되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특히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는지’가 가장 자주 다투어집니다.
동료나 부하직원의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이 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우위’는 직급상 상하관계뿐 아니라 나이·경력·인원수(다수)·전문성 등 사실상의 우위도 포함하므로, 동료나 부하직원의 행위도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업무지시나 질책도 괴롭힘이 되나요?
업무상 필요가 있고 사회통념상 상당한 지시·질책은 괴롭힘이 아닙니다. 다만 필요성을 넘어 모욕적 언행을 반복하거나 인격을 침해하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
지속·반복이 요건은 아니지만, 1회성 행위는 그 정도가 중할 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개된 장소에서의 심한 모욕 등은 1회라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