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회사가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꼭 조사를 해야 하나요?” 그리고 “우리가 직접 해도 되나요?”입니다.

첫 번째 질문의 답은 명확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은 신고를 접수하거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두 번째 질문의 답은 사안에 따라 갈립니다. 이 글은 그 갈림길을 판단하는 기준까지 함께 정리합니다.
법령근로기준법 제76조의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②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핵심 정리

조사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피해자가 사과만 원해도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약식 조사와 기록은 남겨야 합니다.

‘지체 없이’에 구체적 일수는 없습니다. 취업규칙에 정한 기한이 있으면 그 기한이, 없으면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장 신속하게”가 기준입니다.

조사 주체에 법정 제한은 없지만, 사용자가 행위자로 지목된 사건에서는 그 사용자를 의사결정과 보고 대상에서 배제해야 합니다.

조사보고서는 그 문서만으로 사실관계와 괴롭힘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작성해야 합니다.

조사·조치·비밀유지 의무 위반은 각각 5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입니다.

1. 조사 의무는 언제 발생하는가 — 신고가 없어도 생깁니다

조사 의무는 ‘정식 신고서’가 접수된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법은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피해자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신고, 익명 제보도 모두 접수 사유입니다.

더 나아가 신고가 전혀 없더라도 사용자나 담당자가 괴롭힘 발생 사실을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면 ‘인지’에 해당해 조사 의무가 발생합니다. 부서 내에 소문이 파다한데 회사만 모른 척했다는 사정은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은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사과만 받고 끝내고 싶다거나, 일이 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조사를 생략할 수는 없습니다. 당사자 간 합의로 정리하는 경우에도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약식 조사는 이행하고, 처리 경과와 결과를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피해자가 회사 조사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이유라면, 그때가 바로 제3의 기관에 조사를 위탁할 시점입니다.

2. 조사 절차 5단계

1

신고·인지 접수

피해자 본인·제3자 신고, 익명 제보, 풍문에 의한 인지 모두 접수합니다. 접수 시 신원 비밀보장과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이 없음을 함께 공지합니다.

2

1차 상담 — 해결 방향 결정

사건 개요와 피해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정식 조사, 당사자 간 합의(약식 조사), 보호조치만 요청 중 어느 경로로 갈지 정합니다. 이 단계의 판단이 이후 절차 전체를 좌우합니다.

3

조사 실시

지체 없이 착수합니다. 대면조사가 원칙이고 순서는 피해자 → 참고인 → 행위자가 적정하되 사건에 따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공정성을 위해 조사자 2명 참여가 권고되며, 조사에 참여하는 전원이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합니다.

4

확인·조치

괴롭힘이 확인되면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조치는 의무입니다. 피해자가 요청한 근무장소 변경·유급휴가 등 조치도 의무입니다. 결과는 당사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합니다.

5

모니터링

사건 종결로 끝내지 않고 합의 이행 여부, 재발 여부, 신고를 이유로 한 보복이 없는지를 일정 기간(예: 2년) 반기별로 확인합니다.

3. 조사 기간 — ‘지체 없이’는 며칠인가

법령에 구체적인 일수는 없습니다. 취업규칙이나 사규에 조사 기간을 정해 두었다면 그 기한이 곧 회사의 기준이 되므로 반드시 지켜야 하고, 정해 둔 바가 없다면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장 신속하게”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실무적으로는 조사 대상 인원과 확인할 행위의 수에 따라 2주에서 6주 사이에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조사가 길어질수록 두 가지 부담이 함께 커집니다. 하나는 조사 기간 내내 유지해야 하는 피해자 보호조치의 부담이고, 다른 하나는 조사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고자가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위험입니다.

그래서 착수 시점에 조사 계획과 일정을 먼저 확정하고 당사자에게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정해져 있으면, 조사가 다소 길어지더라도 ‘방치’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4. 조사자를 누구로 정할 것인가

조사 담당 기구는 사업장 규모와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통상 인사팀·법무팀·감사팀이 수행하며, 인사팀이 조사한다는 사실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식 조사라면 공정성과 전문성을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외부기관에 위탁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조사 기간, 조사자, 위원회 구성 방식은 미리 취업규칙에 규범화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건이 터진 뒤에 조사자를 정하면 그 선정 자체가 공격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규정이 없다면 최소한 신고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사람을 조사자로 선정해야 합니다. 특히 피해자가 속한 부서의 부서장을 통한 조사는 객관성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5. 대표이사가 행위자로 지목된 경우

가장 까다로운 유형입니다. 행위자인 사용자는 조사와 조치에 관한 의사결정에서 배제되어야 하고, 조사 결과를 보고받는 대상에서도 빠져야 합니다. 조사 담당자가 자신의 인사권자를 조사해 그 인사권자에게 보고하는 구조라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객관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고용노동부 매뉴얼은 이런 경우 감사가 조사를 직접 실시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별도 체계를 권고합니다. 이때 감사는 회사 비용으로 외부 전문가를 조사에 참여시키거나, 외부 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

6. 외부 위탁을 검토해야 하는 경우

외부 위탁 자체가 법적 의무는 아닙니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객관적인 조사’이고, 외부 위탁은 그 객관성을 확보하는 수단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아래와 같은 사건에서 내부 인력만으로 객관성을 인정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입니다.
상황내부조사의 한계권장
대표·임원이 행위자조사자가 인사권자를 조사하는 구조 — 결과와 무관하게 공정성 시비감사 주관 + 외부 전문가 참여 또는 위탁
인사·감사 부서가 당사자·이해관계인조사를 맡을 부서 자체가 신고 대상이거나 밀접한 관계위탁
피해자가 내부조사를 불신이의 제기에도 강행 시 조사 객관성 자체가 다투어짐위탁 검토(매뉴얼도 권고)
당사자·참고인 다수의 집단 사건진술이 엇갈리는 다수 관계인 조사에는 면담 설계·진술 대조 역량 필요위탁 또는 외부위원 포함 위원회
괴롭힘과 성희롱이 병합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의 판단 법리가 함께 적용위탁
조사 인력이 없는 소규모 사업장전원이 서로 아는 규모 — 비밀유지·중립 확보가 구조적으로 곤란위탁
중징계·소송이 예상되는 사건조사 절차 자체가 이후 불복 절차에서 공격 대상위탁으로 사실인정 기초 확보

내부조사가 위법하다는 뜻이 아니라, 위 상황에서는 객관성 입증 부담이 회사에 남는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되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외부조사의 적격성은 ‘노무법인’이라는 법인 형태가 아니라 공인노무사 자격과 이해관계 없는 제3자성에서 나옵니다. 노무법인이든 공인노무사 사무소든, 당사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공인노무사가 조사를 수행하면 동일하게 객관성과 절차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7. 조사 기간 중 피해자 보호 — 의사에 반하는 조치는 금지

조사 기간 동안 사용자는 필요한 경우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제76조의3 제3항). 이때 핵심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는 금지된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여기서 나옵니다. “분리가 필요하니 신고자를 다른 부서로 보내자”는 결정이 대표적입니다.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한 부서 배치는 보호조치를 빙자한 강제적 근무장소 변경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피해자가 원하는 형태의 분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회의 주재자 변경·출퇴근 시차 적용·유연근무 활용처럼 가능한 대안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8. 조사보고서에 반드시 담아야 할 것

조사보고서의 기준은 분량이 아닙니다. 그 보고서만으로 사실관계와 괴롭힘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가가 기준입니다. 그래서 문제된 행위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1

사건 경위

우위성 판단 요소인 당사자 관계를 포함해 사건의 전개를 정리합니다. 직급뿐 아니라 수적 우위, 근속·연령, 업무 의존 관계까지 봅니다.

2

증거와 신뢰성 의견

직접증거·정황증거를 첨부하고, 각 증거의 신뢰성에 대한 조사자의 판단 의견을 함께 기재합니다. 자료를 붙이기만 하고 평가하지 않은 보고서는 판단 자료로 쓰기 어렵습니다.

3

해당 여부·경중·제재 수준 의견

행위별로 괴롭힘 성립 여부를 판단하고, 인정되는 경우 경중과 적정한 제재 수준에 관한 의견을 냅니다.

4

피해자 의견 청취 결과

행위자 조치에 관해 피해자의 의견을 들은 결과를 기재합니다. 징계 전 피해자 의견 청취는 절차의 정당성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9. 조사 결과가 나온 뒤 — 인정과 불인정

괴롭힘이 인정된 경우 회사에는 두 가지 법적 의무가 발생합니다. 피해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 변경·배치전환·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고(제4항),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한 징계·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제5항). 각각 위반 시 5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입니다. 징계 전에는 피해자의 의견을 듣고, 결과는 당사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불인정된 경우에도 법적 절차만 종결될 뿐 회사의 관리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매뉴얼은 불인정 시에도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고충을 계속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심리상담(EAP, 직업트라우마센터 1588-6497) 안내와 재상담을 통해 고충 해소 방안을 찾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불인정이 곧 신고자 보호의 종료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당한 신고였다면 조사 결과가 불인정이더라도 ‘피해근로자등’으로서의 보호 지위가 곧바로 상실되지 않으며,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는 여전히 금지됩니다(청주지방법원 2021노438 참조). 조사에서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고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 조사와 별개의 새로운 위반이 됩니다.

10. 비밀유지 — 누구에게, 어디까지

비밀유지 의무는 조사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사람,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 모두가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해 누설할 수 없고, 위반 시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사용자에 대한 보고나 관계기관 요청에 따른 제공은 예외입니다.

실무에서는 조사자와 피조사자 모두에게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고, 신고인에게도 비밀유지 의무가 있다는 점을 고지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사 내용이 사내에 퍼지는 순간, 사건은 원래의 쟁점을 떠나 2차 피해 국면으로 넘어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조사하지 않아도 되나요?
생략할 수 없습니다. 당사자 간 합의를 원하는 경우에도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약식 조사를 이행하고 처리 경과와 결과를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피해자가 회사 조사 자체를 원하지 않는 사유가 회사에 대한 불신이라면, 제3의 조사기관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익명 제보나 소문만 있어도 조사해야 하나요?
네. 법은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신고자를 불문하고 접수해야 하며, 신고가 없더라도 사용자·담당자가 발생 사실을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인지’로서 조사 의무가 발생합니다. 제3자 신고의 경우에는 신고자를 먼저 상담한 뒤 피해자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조사는 며칠 안에 끝내야 하나요?
법정 기한은 없습니다. 취업규칙에 정한 기한이 있으면 그 기한을 지켜야 하고, 없으면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장 신속하게’가 기준입니다. 조사가 지연되면 신고자가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착수 시점에 조사 계획과 일정을 확정해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인사팀이 조사해도 법 위반은 아닌가요?
인사팀 조사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담당 기구는 사업장 규모·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사팀이 사건의 당사자이거나 행위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대표·임원이 행위자로 지목된 경우에는 객관성을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조사위원회 구성이나 외부 위탁을 검토해야 합니다.
외부 조사기관에 맡기면 반드시 노무법인이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외부조사의 적격성은 법인 형태가 아니라 공인노무사 자격과 당사자에 대한 이해관계 없음에서 나옵니다. 노무법인이든 공인노무사 사무소든, 이해관계 없는 외부 공인노무사가 조사하면 동일한 객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 괴롭힘이 아니라고 나오면 신고자가 불이익을 받나요?
정당한 신고였다면 조사 결과가 불인정이더라도 ‘피해근로자등’ 보호 지위가 곧바로 상실되지 않으며,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는 금지됩니다(청주지방법원 2021노438 참조). 불인정을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 별도의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조사보고서를 회사가 그대로 따라야 하나요?
조사보고서는 사실인정과 판단, 조치 의견을 담은 판단 자료이고 최종 조치는 사용자의 권한이자 책임입니다. 다만 괴롭힘이 확인되면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으므로, 보고서와 다른 결정을 하려면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조사는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객관성을 인정받느냐의 문제입니다. 조사를 형식적으로 마친 회사가 나중에 더 큰 비용을 치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조사 자체가 부실하면 결과가 무엇이든 절차에서 다시 다투어지기 때문입니다.

신정노동법률사무소는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사건의 외부조사를 대표 공인노무사가 착수 협의부터 조사보고서까지 직접 수행합니다. 화상·전화 면담으로 대체하지 않고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조사합니다. 사건 개요를 알려주시면 외부조사가 필요한 사안인지부터 판단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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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본 글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제76조의3·제116조와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2026. 7.)을 기준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용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적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작성: 공인노무사 장원교(신정 노동법률사무소).